[떴다, 태리미] 얼마나 힘들었을까?
간혹 지폐를 보다 보면 여러 가지 낙서를 보게 된다. 급해서 돈이 메모지 역할을 했는지 온통 전화번호와 정체불명의 숫자로 뒤덮인 지폐, 소원이나 갖고 싶은 것을 기록한 지폐, 사랑하는 애인에게 편지를 쓴 지폐, 특정종교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지폐까지…. 왜 사람들이 애꿎은 지폐에다 그런 낙서를 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 만난 이 지폐를 보니 마음이 짠하게 아려온다. 이 지폐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2014년 7월 22일, 중환자실 앞에서 나는 쓸쓸히 앉아있다. 아무도 없시(이)….”
지폐에 낙서한 행동이 위법일지라도, 그 뜻이나 목적이 온당한 행동이 아닐지라도….
같은 하늘 아래 숨쉬는 한 인간으로서, 낙서한 이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헤아려본다.
-엄지 by 태리미